[앵커]
경기도 안산에 수백미터이 이르는 쓰레기 길이 생겼습니다.
불법, 무단 투기로 생긴 겁니다.
단속과 감시망을 피해 투기장소를 옮기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장 카메라,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안산 반월천을 가로지르는 팔곡교입니다.
다리 입구에 쌓인 물건들 때문에 돌아가야 할 정도인데요.
놀랍게도 모두 쓰레기입니다.
도로와 하천이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대에 수백미터 넘게 쓰레기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져봤습니다.
쓰다버린 냉장고에 장난감, 침대 매트리스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다리에 내걸린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 현수막이 무색합니다.
이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
농번기 이후 비닐과 호스 같은 영농폐기물이 하나 둘씩 버려졌습니다.
급기야 화물차에 쓰레기를 싣고와 통째로 버리고 가는 경우까지 등장했습니다.
[인근 주민]
"어느 날 보니깐 공사차량 조그만 개인 공사차량이 쓰레기를 버려요 밤에. 나오다 보면 막 도망가고."
주민들이 지자체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근 주민]
"쓰레기 갖다 투기하는 걸 봤잖아. 그러면 사전 예방을 해야 되는데.너무 미온적이에요. 계속 버리고 있으면, 버리지 않도록 해줘야 되잖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지자체가 뒤늦게 수거에 나섰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걸 분류하는 데만 반나절이 걸립니다.
[현장음]
"(분류하시면서 어떠셨어요?) 너무 심하죠. 너무 심해. 그냥 욕 나올 뻔 했어요."
이날 하루 수거된 쓰레기는 25톤 화물차 5대 분량, 수거업체도 혀를 내두릅니다.
[수거업체 관계자]
"안산시에서 나온 쓰레기인줄 알았네. 그러면 누가 개인적으로 갖다 버린 거예요? (다 무단 투기한 거거든요.) 이야. 무단 투기했는데 이렇게 많아?."
상습적으로 쓰레기가 무단투기되는 지역엔 CCTV가 설치돼 24시간 감시를 벌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쓰레기 때문에 고통을 호소합니다.
"저쪽에 가도 있어요. 저쪽에 가도."
CCTV가 설치돼있고, 단속도 이뤄지는 곳은 이렇게 깨끗한데요.
불과 400미터 떨어진 이곳은 쓰레기가 이만큼이나 쌓여 있습니다.
인적이 드물거나 감시망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쓰레기를 갖다버리는 숨바꼭질이 벌어지는 겁니다.
[지자체 관계자]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고, 계속해서 cctv나 현수막이나 이런 걸 해가지고 사람들 경각심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좀 자꾸만 쓰레기를 버려야 된다는 인식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했다 적발된 건수는 한 해 54만여 건, 부과된 과태료가 160억 원에 달하지만 불법 투기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도, 단속 CCTV를 설치하는 데도 소중한 혈세가 투입됩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일부의 삐뚤어진 생각에 우리 강산은 지금도 쓰레기 더미 속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형새봄
신선미 기자 fresh@ichannela.com